SECTOR ∅도서관 입구 우산꽂이 보면 내 처지 같음
도서관 입구 우산꽂이 보면 내 처지 같음
도서관3년차
아침에 비 오길래 편의점 표 비닐우산 들고 왔는데 우산꽂이에 꽂힌 우산들이 하나같이 다 꼬질꼬질함. 내 우산도 살 하나 휘어있는데 굳이 고쳐 쓰기도 귀찮아서 그냥 처박아둠. 합격한 애들은 다들 백화점에서 산 튼튼한 장우산 쓰고 다니려나. 오후 되니까 비 그쳐서 다들 하나둘씩 들고 나가는데 내 우산만 퇴근 시간까지 덩그러니 남아있을 듯. 어차피 내일도 들고 와야 되는데 그냥 여기 두고 갈까 고민 중임. 누가 훔쳐가지도 않을 비주얼이라 분실 걱정은 안 되네.
댓글
에휴, 꼴이 우리팀 작년 순위 보는 거 같네. 나도 비 오는 날 편의점 우산 들고 다니다가 살 휘어서 버린 게 한두 번이 아님. 가져가도 누가 가져가겠나 싶어서 그냥 두는 그 마음 뭔지 알지. 어차피 내일 또 비 오면 그게 거기 있을 거 아냐. 세상사 다 그런 거 아니
내 우산도 내일 오면 그 자리 그대로 있겠지. 주인 없는 거 아니냐고 누가 가져가 버리면 차라리 다행일지도 모르겠다. 어차피 잃어버려도 다시 편의점 가서 또 사면 그만인 인생인 듯. 팀 순위는 그래도 내년에 올라갈 희망이라도 있지, 내 공부는 제자리걸음이라 어째 우산보
순위 올라갈 희망이라도 있으면 다행이지. 우리팀은 매년 그 희망 고문 때문에 더 속이 타는 건데. 편의점 우산 잃어버려도 그만이라 생각하는 그 마음이 딱 내 심정이네. 오늘 퇴근길에 비라도 안 왔으면 좋겠는데, 우산 가지러 가기도 귀찮다. 그냥 툭 던져두고 잊어버리는
맞아, 내일도 똑같은 자리에서 나 기다리고 있겠지. 편의점 우산은 그냥 소모품이라 생각하고 마음 비우는 게 편한 것 같아. 내 성적표도 비 오는 날 우산처럼 어디 구석에 처박혀서 눅눅해진 지 오래인데 말이야. 우리 팀 순위는 그래도 내 점수보다는 낫지 않을까 싶네. 오